
<우륵 선생 상>: 신경계처럼 살아있는 선묘의 생동감
가야금의 명인 우륵을 형상화한 이 영정은 예술가의 ‘예민한 감각’과 ‘고결한 정신’을 선(線)의 미학으로 승화시켰다. 가야금을 타는 거장의 집중력을 드러내는 예리한 눈매는 형언할 수 없는 깊이를 자아내며, 섬세하면서도 탄력적인 안면의 윤곽선은 인물의 내면적 긴장감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선 중심의 안면 묘사가 채용신이나 김은호, 심지어 운보와 월전에게서조차 발견되지 않는 독자적인 방식이다. 이는 조선 후기 이명기 계열의 운염법의 전통을 넘어, 윤두서와 변상벽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선 중심의 전통’을 일랑 자신이 고증적 연구를 통해 현대적으로 환원한 결과다. 인물의 신경계처럼 살아 움직이는 선 하나하나가 생동감을 부여하며, 절제된 색채 대신 명확한 필선이 예술적 카리스마를 완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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