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화

일랑 작 <우륵 선생 상>

천년의 걸물 2026. 4. 7. 00:40

일랑 이종상 작. <우륵선생 상> (정부표준영정) 1975년작. 비단 바탕에 채색.. 113x81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우륵 선생 상>: 신경계처럼 살아있는 선묘의 생동감

가야금의 명인 우륵을 형상화한 이 영정은 예술가의 예민한 감각고결한 정신을 선()의 미학으로 승화시켰다. 가야금을 타는 거장의 집중력을 드러내는 예리한 눈매는 형언할 수 없는 깊이를 자아내며, 섬세하면서도 탄력적인 안면의 윤곽선은 인물의 내면적 긴장감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선 중심의 안면 묘사가 채용신이나 김은호, 심지어 운보와 월전에게서조차 발견되지 않는 독자적인 방식이다. 이는 조선 후기 이명기 계열의 운염법의 전통을 넘어, 윤두서와 변상벽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선 중심의 전통을 일랑 자신이 고증적 연구를 통해 현대적으로 환원한 결과다. 인물의 신경계처럼 살아 움직이는 선 하나하나가 생동감을 부여하며, 절제된 색채 대신 명확한 필선이 예술적 카리스마를 완성하고 있다.